작성자 : 최용희
  작성일 : 2003년 05월 02일 10시 20분 54초

유재오님의 글(2003. 3. 7)

동료 학부모님과 같은 따뜻한 마음과 애정이 있어서 우리 2학년은 정말 행복합니다.

아침 7시30분에 집을 나서서 총회를 마치고, 담임선생님과의 대화 시간을 갖고, 새로 2학년 학부모회를 운영해나갈 각반의 대표 분들과 2학년 한해의 운영 계획 등을 논의한 후 학년실로 돌아가 마무리를 하고 나니 8시가 훌쩍 넘었더군요. 그 시간까지 저녁식사는커녕 제 아들 얼굴도 못보아서 대전에 사시는 동료 학부모님의 저녁식사 초대를 완곡히 거절하고 제 차로 돌아가니 제 아내는 있을 곳이 마땅치 않아 그 때까지 밖에서 떨며 다가오는 잘난(?) 남편을 반갑게 맞이해 주더군요. 가슴이 괜히 찡하더군요.

문득 아들이 보고싶어 발길을 교실 쪽으로 향하니 정말 쥐죽은 듯이 조용한 학습 분위기에, 혹여 방해가 될까봐 발뒷꿈치를 살짝 들고 조용히 아들을 불러내 손만 꼬옥 잡고 건물 밖으로 나왔습니다. 안스럽고 사랑스러운 아들 모습에 뭉클해져 와락 아들을 껴안고 잠시... 아빠를 아끼고 걱정하는 마음에 진즉부터 아빠가 학부모회장하는 것을 반대하고 2학년 때는 맡지 않겠노라고 약속까지 받아낸 아이에게 약속 지키지 못함에 아들로부터 잠시 사랑 깊은 푸념을 들으며 건강하라고 서로 얘기한 후 집을 향해 돌아섰습니다.

돌아오는 차 속에서 같은 동향의 학부모님으로부터 부진아 얘기, 자폐아 얘기 등 따뜻하고 정겨운 얘기들을 들으며 지루한 줄 모르고 집에 도착하니 밤11시30분... 집에 있던 딸아이가 "생각보다 빨리 오셨네요."하며 반가이 맞아주니 모든 피로함이 싹 가시는듯 했습니다. 참으로 짧고도 긴 하루였습니다. 집이 먼 학부모회 임원들의 일상이 저와 비슷할 겁니다. 그 분들의 수고스러움에 늘 미안하고 한없이 고마울 따름입니다.

우리 한일고는 동료 학부모님과 같은 따뜻하고 애정깊은 학부모님들이 많이 있고, 학교,학부모,학생 3박자가 조화롭게 화음을 이루고 있기에 더더욱 발전을 거듭할 겁니다. 총회에서 박용만 부장 선생님께서 하신 말씀처럼 구작골의 한일고에서 훌륭한 인재들이 많이 많이 배출되리라 확신합니다.

그러나 한가지 덧붙이고 싶은 얘기는, 선생님들 너무너무 고생 많으신 줄 잘 알면서도 어느 책 제목처럼 우리 아이들에게 '내 안의 빛나는 1%를 믿어 준 사람'이 되어주십사 선생님들께 염치없이 부탁드린다면 지나친 학부모의 과욕일까요? 왜냐면 부끄럽지만 현재의 저를 이만큼이라도 성장토록 도와주신 두분의 스승님이 바로 저의 희미한 가능성을 믿고 이끌어주신 분들이기 때문입니다.

어쨌든 학교의 모든 선생님들, 특히 2학년 총회 때 수고해주시고 앞으로도 수고해 주셔야할 담임선생님들,그리고 동료 학부모님들께 거듭 진심어린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