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최용희
  작성일 : 2003년 05월 02일 10시 25분 57초

신미정님의 글(2003. 3. 31)

오랜만에 글을 올립니다.

아들이 갓 입학했을 때에는 몇 번 올렸는데, 학교 생활이 자리를 잡아가자 느긋한 마음에 글을 올리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인터넷을 할 때마다 빼놓지 않고 사랑방에 들러 눈물이 그렁그렁한 채 한일의 부모님들이 쓰신 글들을 읽었습니다. 부모님들 마음이 곧 제 마음이기도 하니까요.

지금 제 아들은 고3. 대학 입시를 향한 경주의 스타트 라인을 막 출발했습니다. 마침 저녁 뉴스에서는 이번 2004수능의 방향에 대한 보도가 있더군요.

저 또한 많은 대한민국 사람들이 애처로와하는 고3 엄마입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고3 엄마들이 부러워하는 고3 엄마라고 해야겠지요? 저 뿐 아니라 모든 한일의 고3 엄마들이 그럴 것입니다. 다른 고3 엄마들이 고3인 아들의 한 마디 말에, 감정의 변화에, 컨디션의 변화에 온 신경을 집중시키고 눈치를 보고, 온갖 입시정보, 학원 정보에 귀를 곤두세우고 있는 반면에 저희 한일의 엄마들은 그 시간을 자신을 위한 시간으로 값지게 쓸 수 있으니까요.

저희 부부는 뿌듯하고 자랑스러운 마음으로 열심히 달리는 아들을 응원하고 있습니다. 제 아들이 성적이 뛰어나 자랑스러워 그런 것은 아닙니다.

사실 한일에 처음 입학하며 목표로 삼았던 대학보다 커트라인이 높은 대학을 지원할 가능성이 보이고, 노력하는 만큼 성적이 꾸준히 오르고 있기는 합니다. 이것 역시 저희 아이뿐 아닌 모든 한일의 아이들의 경우일 것입니다.

저희가 뿌듯한 마음으로 응원을 할 수 있는 것은 이제는 우리 교육 현실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학교를 믿고, 선생님을 믿고, 무엇보다 자기 자신을 믿고 스스로의 목표를 향해 제 힘으로 열심히 공부하기>를 제 아들이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일에서의 배움과 경험을 통해 제 아들은 스스로의 인생의 목표를 세웠고,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전력투구 노력하는 과정을 해내고 있습니다. 물론 성적이 떨어져 좌절하는 일이 있기도 했지요. 하지만 다시 시도하고 일어나는 과정을 통해 더 단련이 되기도 했습니다. 이 배움과 경험은 제 아들이 앞으로 살아갈 큰 힘이 될 것입니다. 전국 각지의 다양한 친구들과 살을 부대끼며 산 경험도 큰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 그동안 모의고사 성적이 조금씩 올랐던 것은 이 모든 배움을 통해 얻어진 자연스러운 결과라고 믿습니다.

저희 부부가 보내는 박수는 제 아들이 이루고자 하는 목표를 향한 것이 아닙니다. 그 박수는 저 혼자 힘으로 힘차게 달리고 있는 제 아들을 향한 것입니다. 달리다가 넘어지기도 할 것이고, 지치고 힘들기도 할 것입니다. 그러나 그동안 한일에서 2년간의 경험을 통해 다져진 굳은 마음의 심지는 곧 제 아들을 일으켜 세울 것입니다.

그러기에 경기가 끝났을 때 설혹 목표를 이루지는 못했다하더라도 저희는 아들을 얼싸안고 경주를 완주한 것을 기뻐할 것입니다. 그동안 이룬 성과에 비한다면 어느 대학이냐라는 것은 한갓 이름에 불과하니까요. 스스로 하는 공부가 재미있다는 비밀을 알게된 아들은 평생 배움에 열심일 것이고, 인생을 값지게 살아야 함을 알게 되었고, 어떤 바람에도 꺾이지 않을 자신감과 심력도 갖게 되었으니까요.

이 모든 것이 가능하도록 휴일도 잊으시고 열정을 바쳐 지도해주고 계시는 모든 한일의 선생님들께 감사드립니다